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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영화 첫 외국어영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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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의 언어는 영화” > 봉준호 감독이 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기생충’으로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뒤 객석의 영화인들을 가리키며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봉 감독은 “나도 여러분과 같은 영화인”이라며 “우리는 단 하나의 언어, ‘영화’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한국 영화 최초로 미국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거머쥐었다.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가 주관하는 골든글로브는 아카데미상과 함께 미국 양대 영화상으로 꼽힌다.

    ‘기생충’은 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스페인 ‘페인 앤드 글로리’, 중국 ‘더 페어웰’, 프랑스 ‘레 미제라블’ 등을 제치고 외국어영화상 최종 수상작으로 호명됐다. 봉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페드로 알모도바르 등 멋진 영화감독들과 함께 후보에 오를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통틀어 한국 콘텐츠가 골든글로브에서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생충’은 이번 수상으로 다음달 9일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오스카상을 받을 가능성이 더 커졌다.


    한국영화 100년의 힘
    봉준호 감독 '기생충',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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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가운데)이 배우 이정은(왼쪽), 송강호와 함께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AFP연합뉴스

    봉준호 감독, 할리우드 주류로 우뚝

    ‘기생충’은 6일 골든글로브 최우수 외국어영화상(베스트 모션픽처-포린 랭귀지) 부문에서 스페인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를 비롯해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프랑스), ‘더 페어웰’(중국계·미국), ‘레 미제라블’(프랑스) 등 쟁쟁한 작품들과 경합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알모도바르는 ‘내 어머니의 모든 것’(2000), ‘그녀에게’(2003)로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두 차례나 받은 거장이다. 대만 출신 리안 감독은 ‘와호장룡’으로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후 할리우드 주류 감독으로 성장했다. 봉 감독도 이번 수상을 통해 할리우드 관계자들로부터 ‘영화 장인’으로 인정받은 만큼 할리우드 진출작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생충’은 지난해 5월 황금종려상 수상 이후 그동안 15개 이상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했다. 영화제 이외에 각종 시상식에서 30여 개의 상을 받았다. 이번 골든글로브 수상은 세계 영화산업의 중심인 할리우드에서 우리말로 된 한국 영화가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전찬일 평론가는 “한국 영화가 비로소 세계 영화 중심인 북미에서도 합당한 인정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후보에 오른 감독상과 각본상 수상에는 실패했다. 감독상은 ‘1919’의 샘 멘데스, 각본상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각각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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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생충’ 수상을 알리는 골든글로브 홈페이지.

    CJ ENM의 현지 마케팅도 주효

    이번 수상은 투자배급사인 CJ ENM이 지난해 8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 국제장편영화상 예비 후보에 오른 뒤 마케팅팀을 꾸려 미국 현지에서 홍보마케팅을 적극 펼치면서 얻은 수확이기도 하다. CJ ENM 관계자는 “미국 영화계 오피니언 리더들이 모두 ‘기생충’을 볼 수 있도록 홍보마케팅을 적극 펼쳤다”고 말했다. 아카데미상은 작품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중요하지만 예산, 인력, 글로벌 영화계 네트워크, 공격적인 프로모션이 모두 결합돼야 수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골든글로브상도 미국 영화계의 여론에 큰 영향을 받는다.

    CJ ENM 해외배급팀은 현지 배급사인 네온과 프로모션 전략을 수립하고 예산을 확보한 뒤 현지 오피니언 리더들을 대상으로 타깃 시사회를 잇따라 열었다. 유명 감독과 배우, 제작사 관계자, 언론사 기자들을 초청했고 주요 미디어에 광고를 집행했다. 감독조합, 배우조합, 프로듀서조합 등 미국 영화계 주요 직능 단체 대상의 시사회도 수차례 열었다. 주요 시사회 전후 리셉션과 파티 등을 열어 우호 여론 조성 작업도 지속 펼쳤다

    지난해 10~11월 로스앤젤레스(LA)에서 봉 감독 회고전도 열어 ‘괴물’ 등 대표작을 상영했다. 봉 감독은 칸 영화제 이후 약 500개 외신과 인터뷰했다. 미국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NBC) 등 인기 방송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이미경 CJ그룹 부회장도 할리우드 인맥을 활용해 ‘기생충’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날 시상식장에서도 ‘기생충’이 수상작으로 호명되자 박수를 치며 봉 감독을 축하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韓 영화 첫 아카데미 수상도 유력

    ‘기생충’의 골든글로브 수상으로 다음달 9일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도 수상 가능성을 끌어올렸다. 골든글로브는 ‘아카데미상 전초전’이라 불릴 정도로 아카데미상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왔다. ‘기생충’은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주제가상 예비 후보에 올랐다.


    여러 외신은 ‘기생충’이 오는 13일 발표하는 아카데미 최종 후보작 발표에서 국제장편영화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작품상 후보로 지명될 것으로 관측한다. ‘기생충’은 골든글로브에서 영어 대사가 전체 50%를 넘어야 한다는 규정을 충족하지 못해 작품상 후보에는 오르지 못했다. 아카데미상은 골든글로브와 달리 작품상 부문 언어 규정이 없어 작품상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원본: https://www.hankyung.com/life/article/202001065815i